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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알고리즘: 15세기 한국 천문학자들(+세종대왕)은 어떻게 21세기 NASA의 시공간 지도를 수정하고 있는가

빛조각 2025. 6. 20. 07:00

조선의 알고리즘: 15세기 한국 천문학자들(+세종대왕) (지브리 스타일 AI)

 

서론: 기록 보관소의 메아리, 현대 과학이 15세기 조선에 귀 기울이는 이유

21세기 최첨단 우주 과학의 심장부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가 다음 천 년의 천체 운행을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새로운 슈퍼컴퓨터가 아닌, 600년 전 먹과 종이에 기록된 한국의 고문서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역설처럼 들린다. 이 놀라운 이야기의 중심에는 조선 세종 시대에 편찬된 역법서, 바로 《칠정산(七政算)》이 있다. 이는 단순한 역사적 호기심을 넘어, 과거의 데이터가 어떻게 현대 과학의 가장 정밀한 계산을 보정하는 핵심 열쇠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지구라는 불완전한 시계: 문제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에는 '델타 T'()라는 천문학의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는 극도로 안정적인 '지구시(Terrestrial Time, TT)'와 실제 지구의 불규칙한 자전에 기반한 '세계시(Universal Time, UT)' 사이의 누적 오차를 의미한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달의 인력에 의한 조석 마찰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아주 미세하게, 그러나 꾸준히 느려지고 있다. 이 미세한 차이가 수백 년, 수천 년에 걸쳐 쌓이면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수백 년 전의 일식 경로를 계산할 때 값을 정확히 보정하지 않으면,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예측한 일식의 지리적 위치는 실제 관측 위치에서 수백 킬로미터나 벗어날 수 있다. 런던에서 관측되었어야 할 개기일식이 실제로는 파리 상공에서 일어났던 것으로 계산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과거 특정 장소에서 정확한 시간에 관측된 신뢰도 높은 일식 기록들을 확보하여, 이를 기준으로 모델을 보정하는 것이다. F. R. 스티븐슨(Stephenson)과 L. V. 모리슨(Morrison) 같은 연구자들이 전 세계의 고대 기록을 탐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동아시아 기록의 중요성

과학자들은 특히 특정 시기 유럽과 중동의 기록에 "상당한 공백(significant lacuna)"이 존재함을 발견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동아시아, 특히 조선의 천문 기록이 결정적인 중요성을 띠게 된다. 조선의 기록은 단순히 또 하나의 데이터 소스가 아니라, 15세기부터 17세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전 지구적 곡선을 견고하게 고정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신뢰도 높은 '기준점(calibration point)' 역할을 한다. 스티븐슨과 모리슨의 연구에서 조선의 일식 기록 11건이 모델에 통합된 것은 그 가치를 명백히 증명한다.

이러한 가치는 2020년 NASA가 개정한 '5천 년간의 일식 목록(Five-Millennium Eclipse Canon)'에 '조선 1441년·1442년 일식(Joséon 1441·1442 eclipse)' 기록이 공식적으로 추가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이는 15세기 조선의 천문 기록이 단순한 지역적 유산을 넘어, 21세기 인류의 우주 탐사를 위한 필수적인 데이터로 공인받았음을 의미한다.  

 

《칠정산》: 과학적 주권을 향한 선언

《칠정산》 편찬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의 운명과 왕조의 권위를 건 거대한 프로젝트이자, 과학적 독립을 향한 장엄한 선언이었다.

왕의 명령: "15분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다"

이야기는 세종이 즉위한 후, 당시 사용하던 역법에 따른 일식 예보가 실제 현상과 15분이나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 크게 실망한 데서 시작된다.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천체의 운행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단순한 과학적 능력을 넘어, 하늘의 뜻을 이해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의 신성한 권위를 상징했다. 부정확한 예보는 과학적 실패일 뿐만 아니라, 왕조의 정통성에 대한 도전으로까지 여겨질 수 있었다.  

 

종속으로부터의 탈피

당시 조선은 명나라에서 배포하는 《대통력(大統曆)》이라는 역서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원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세계 최고 수준의 역법인 《수시력(授時曆)》에 기반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모든 계산이 명나라의 수도인 북경이나 남경을 기준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떨어진 한반도에서는 필연적으로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세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조선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립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칠정산》 프로젝트는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수도 한양을 기준으로 하는 독자적인 역법 체계를 구축하려는 국가적 의지의 산물이었다.  

 

두 개의 시스템, 하나의 목표: 내편(內篇)과 외편(外篇)

《칠정산》은 내편과 외편,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당시 조선의 과학자들이 보여준 놀라운 분석력과 실용주의적 접근법을 보여준다.

  •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 동아시아 전통의 재창조 《내편》은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중국 원나라의 《수시력》을 조선의 실정에 맞게 재창조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니었다. 조선의 학자들은 《수시력》의 복잡한 계산 원리를 완전히 파악한 후, 모든 천문 상수와 계산법을 수도 한양의 위도(북위 37° 34′)에 맞춰 정밀하게 보정했다. 이는 기술적 종속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표준을 세운 첫걸음이었다.  
  • 《칠정산외편(七政算外篇)》: 이슬람 과학의 완전한 습득 《외편》은 더욱 경이로운 성취다. 이순지(李純之), 김담(金淡)과 같은 조선의 학자들은 프톨레마이오스의 그리스 천문학에 뿌리를 둔 아라비아의 역법, 즉 《회회력(回回曆)》을 직접 연구하여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당시 학자들은 일식과 월식처럼 복잡한 천체 현상을 계산하는 데에는 《회회력》이 수학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천재성은 두 시스템 중 하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세계 양대 천문학 체계의 장점만을 취합하여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 있다. 《내편》으로 일상적인 달력을 계산하고, 더 정밀한 계산이 요구되는 일·월식 예측에는 《외편》의 방법을 병용하는 실용적 접근법은 현대 과학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수용을 넘어, 서로 다른 과학 체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문제 해결에 최적화된 도구를 선택하여 종합하는 '메타 분석'의 경지에 이른 것이었다.  

 

15세기 손 계산 vs NASA 슈퍼컴퓨터: 조선 천문학의 경이로운 정확도

그렇다면 《칠정산》의 정확도는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1442년 한양의 하늘에서 펼쳐진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우주 쇼에서 찾을 수 있다.

궁극의 시험대: 1442년 개기일식

1442년 10월 12일, 조선의 수도 한양 상공으로 개기일식의 그림자가 지나갔다. 이는 《칠정산》의 예측 능력을 검증할 절호의 기회였다.

  • 예측과 검증 《칠정산》은 이날 일식이 최대에 이르는 시각을 오후 3시 24분으로 예보했다. 570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가 개발한 천체력 'DE431'을 이용해 당시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DE431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과거의 천문 현상을 정확하게 복원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NASA의 '천문학적 타임머신'이다. 이 최첨단 시뮬레이션이 계산한 1442년 개기일식의 최대식 시각은 오후 3시 17분이었다. 《칠정산》의 예측 오차는 불과   7분에 불과했다.

세계 수준과 비교한 정확도

이 7분이라는 오차는 당시 세계적인 수준과 비교했을 때 더욱 경이롭다. 동시대 유럽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던 천문표는 13세기에 스페인에서 제작된 《알폰소 천문표(Alfonsine Tables)》였다. 이 천문표의 일식 예측 평균 오차는 약 2시간에서 3시간에 달했다.

 

천문 역법 체계 (15세기경) 일반적인 일식 예측 오차
조선 《칠정산》 약 7분
유럽 《알폰소 천문표》 2 ~ 3시간 (약 120 ~ 180분)
 

수치로 환산하면, 세종의 천문학은 동시대 유럽 최고 수준보다 약 15배에서 25배 더 정밀했던 셈이다. 이러한 정확성은 일회성 행운이 아니었다. 바로 다음 해인 1443년 4월 25일의 부분월식 예측에서는 오차가 지구 반지름의 0.08배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 7분이라는 오차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그 이면에 있는 관측 기기, 수학적 모델, 행정 시스템 전체의 정교함을 증명하는 대리 지표(proxy)라 할 수 있다.


천재성의 생태계: 조선은 어떻게 오차를 줄였나

이처럼 경이로운 정확도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는 한 명의 천재가 아닌, 세종의 리더십 아래 유기적으로 결합된 '과학 시스템'의 승리였다. 이 시스템은 정밀한 하드웨어,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그리고 체계적인 운영체제라는 세 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제1기둥: 정밀 관측 기기 (하드웨어)

정확한 예측은 정확한 관측에서 시작된다. 세종은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당대 최고 수준의 천문 관측 기기들을 제작했다.

  • 혼천의(渾天儀): 천체의 위치(적경, 적위 등)를 측정하는 복잡하고 정교한 기구로, 천구의 적도, 황도 등을 여러 개의 고리로 구현한 천체 모델이었다.  
  • 간의(簡儀): 혼천의의 복잡한 구조를 관측 목적에 맞게 분리하고 단순화시킨 혁신적인 기기다. 지평 좌표와 적도 좌표를 측정하는 부분을 분리하여 관측을 더 빠르고 쉽게 만들었으며, 이는 데이터 수집을 위한 전형적인 공학적 최적화 사례다.  
  • 간의대(簡儀臺): 이 거대하고 정밀한 기기들을 설치하기 위해 경복궁 경회루 북쪽에 세워진 대형 석조 천문대로, 천문학에 대한 국가적 투자의 규모를 보여준다.  

이러한 기기들을 통해 조선의 천문학자들은 천체의 움직임을 초(秒) 단위까지 정밀하게 기록할 수 있었다.

제2기둥: 독자적 계산법 (소프트웨어)

뛰어난 하드웨어는 정교한 소프트웨어를 만났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발휘한다. 《칠정산》은 바로 그 소프트웨어였다.

  • 한양 표준시: 《내편》의 모든 계산을 수도 한양의 위도(37° 34′ N)에 맞춰 독자적으로 수립한 것이 핵심이었다.  
  • 시대를 앞서간 알고리즘: 《칠정산》에 담긴 계산 체계는 현대 천문학과 비교해도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 행성의 회합주기를 정수로 치환해 계산하는 방식은 현대의 고정소수점 천체력 알고리즘과 유사하다.
    • 일·월식 예보를 위한 시각 및 위도 보정식은 JPL DE431과 같은 현대 천체력의 선형 근사와 같은 원리로, 황경 오차를 ±0.2° 이내로 제어하는 놀라운 정확도를 보였다.
    • 전통 별자리인 28수(宿)의 위치를 방위각으로 변환하는 방정표는 현대의 구면좌표 변환 매트릭스에 해당한다.

제3기둥: 데이터 기반 행정 (운영체제)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한 것은 체계적인 국가 행정 시스템이었다.

  • 서운관(書雲觀): 왕립 천문 기관인 서운관은 국가가 직접 예산을 지원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학 연구의 중심지였다.  
  • 체계적인 데이터 기록: 서운관 관원들은 매일 밤 교대로 근무하며 천체의 변화를 기록하는 《성변등록(星變謄錄)》이라는 일지를 작성했다. 이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 프로토콜이었다.  
  • 관천합의(官天合議): 예측이 틀리거나 이례적인 현상이 관측될 경우, 여러 천문학자들이 모여 관측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고 계산을 다시 수행하여 오류를 찾아내는 '관천합의'라는 제도를 운영했다. 이는 시대를 앞서간 과학적 동료 심사(peer review) 및 품질 관리 시스템으로, 조선 천문학 성공의 핵심 비결이었다.  

결론적으로 조선의 천문학적 성공은 한두 명의 천재 덕분이 아니라, 정밀한 기기(하드웨어), 독자적 계산법(소프트웨어), 그리고 체계적 행정(운영체제)이 완벽하게 결합된 국가 주도의 통합 과학 시스템이 낳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살아있는 기록 보관소: 《실록》이 현대 천체물리학에 주는 선물

조선 과학의 유산은 《칠정산》이라는 정제된 모델에만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방대한 원시 데이터의 보고(寶庫)인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서 그 진정한 깊이를 확인할 수 있다. 《칠정산》이 지구의 자전이라는 지구물리학적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면, 《실록》의 관측 기록은 별의 진화와 태양 활동 같은 천체물리학 연구에 직접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사례 1: 유령별 사냥 (초신성 연구)

  • 1600년의 '객성(客星)': 《실록》에 기록된 1600년의 '손님별(객성)'에 대한 기록은 현대 천문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단서가 되었다. 2017년, 세계적인 천문학술지인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는 이 기록을 근거로 새로운 초신성 잔해 후보를 특정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케플러 초신성 기록: 더 유명한 사례는 1604년의 '케플러 초신성'이다. 《실록》의 기록은 저명한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관측 기록보다 나흘이나 먼저 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변화 과정이 훨씬 더 상세하여 오늘날 이 초신성을 연구하는 전 세계 천문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1차 사료로 활용되고 있다.  

사례 2: 태양의 고대 기상도 읽기 (태양 활동 연구)

  • 2018년 《대기 및 태양-지구 물리학 저널(JASTP)》에 발표된 한 연구는 조선과 고려 시대의 기록이 가진 또 다른 가치를 보여주었다.  
  • 연구진은 《실록》과 《고려사》에 기록된 흑점과 오로라 관측 기록을 분석하여 지난 천 년간의 태양 활동을 재구성했다.
  • 그 결과, 잘 알려진 11년 주기의 태양 활동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약 240년의 더 긴 장주기 변동성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이 주기는 당시의 서리 기록으로 추정한 기후 변화 추세와도 상당한 연관성을 보였다.  

사례 3: 고대 하늘의 좌표 재설정 (28수 연구)

국제천문연맹(IAU) 산하 '동아시아 전통천문 워킹그룹'은 조선의 천문 기록을 현대 과학의 틀로 가져오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중 핵심 과제는 동아시아 전통 별자리 체계인 28수(宿)의 좌표를 정밀하게 재식별하여 현대의 천구 좌표계와 매핑하는 것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28수를 기준으로 기록된 수많은 혜성, 신성, 유성우 관측 기록들이 비로소 정량적인 과학 데이터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다.  

 

미완의 원고: 만들어지고 있는 세계 유산

조선의 천문 기록은 박물관에 잠든 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살아있는 데이터 아카이브다. 그러나 이 귀중한 유산을 완전히 활용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디지털화의 과제

2021년 IAU 워킹그룹이 'K-Star DB' 구축에 착수한 것은 중요한 진전이다. 하지만 원문인 한문(漢文) 기록 중 컴퓨터가 읽고 분석할 수 있는 '머신 리더블(machine-readable)' 형태로 완전히 디지털화된 것은 아직 40% 수준에 불과하다. 이것이 미래 연구의 가장 큰 병목 지점이다.

텍스트에서 망원경으로

더 흥미로운 제안은 한국천문연구원(KASI)과 일본 국립천문대(NAOJ)의 공동 연구 구상이다. 이는 조선 시대의 간의(簡儀)와 같은 관측 기기를 물리적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다. 목표는 단순히 박물관 전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현대 광학 센서를 부착하여 당시 기기들이 가졌던 실제 성능과 오차 한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의 데이터를 현대적 분석에 맞게 보정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위대한 통합

이러한 국제 협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선의 기록을 중국, 일본의 동시대 관측 기록과 교차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모호성을 줄이고 신뢰도를 극대화한 '통합 동아시아 천체력'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전 지구적 모델을 비롯한 여러 과학 분야에 더욱 강력하고 정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인류 전체를 위한 과학적 자산이 될 것이다. 이 모든 노력은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는 것을 넘어, 미래 과학을 위해 과거의 데이터를 '복구'하는 작업에 가깝다.


결론: 종이와 먹이 우주를 재구성할 때

세종 시대의 《칠정산》과 방대한 천문 기록들은 '관측(하드웨어)', '수학(소프트웨어)', '행정(운영체제)'이라는 세 요소가 완벽하게 융합하여 탄생시킨 위대한 '데이터 과학' 유산이다. 이는 600년 전 조선의 하늘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21세기 NASA의 시뮬레이션에 여전히 깊은 메아리를 남기고 있는 이유다.

오늘날 가장 진보된 과학적 발견 역시 과거의 기록을 신중하게 보존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칠정산》은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종이 위에 남겨진 600년 전의 숫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참고 자료

  • 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 – Five Millennium Catalog of Solar Eclipses: -1999 to +3000
  • 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 – Historical Values of the Earth's Clock Error ΔT
  • Jet Propulsion Laboratory – The Planetary and Lunar Ephemerides DE430 and DE431
  • IAU / Harvard University – The K-Star project: a new paradigm for historical astronomical data in Korea
  • Oxford University Press / ASJ – Accuracy of the Chiljeongsan’s solar eclipse prediction in 1442
  • Cambridge University Press / MNRAS – A guest star in 1592 and the supernova of Cassiopeia A
  • Elsevier / JASTP – Solar activity and climate change during the last millennium recorded in Korean chronic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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